집을 구매한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종종 주택구매를 위해 받은 모기지(mortgage loan)를 갚느라 정신 없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정말 그렇겠노라 공감해주곤 하지만 사실 마음 한켠에는 모기지라는 용어를 잘못 사용하고 있다고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혹여 잘난체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상대방은 전혀 궁금하지 않아할 수도 있어 구태여 설명을 하진 않지만, 캘리포니아에서 사용되는 주택담보융자 방법은 Mortgage 가 아니고 Trust Deed 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다.
Mortgage와 Trust Deed는 비슷한 개념이다. 구매하고자 하는 주택을 담보로 하여 주택담보융자를 받고, 융자금으로 집을 구매하고, 일반적으로 30년이라는 기간동안 융자금액을 갚아간다. 그렇다면 Mortgage와 Trust Deed는 어떤 부분에서 다르고, 왜 캘리포니아에서는 Trust Deed를 사용하는걸까?
앞서 설명했지만 Mortgage와 Trust Deed는 주택담보융자를 받는 방법이다. 둘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융자를 받을 시 관련되는 기관/인에 있다. Mortgage에 관련되어 있는 기관 혹은 사람들을 Morgagee와 Morgagor이라 칭한다. Morgagor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주체, 즉 돈을 빌리는 사람(borrower)을 뜻하며 morgagee는 융자기관(lender)을 뜻한다. 융자기관은 주택을 담보로 융자를 제공하며 대출인은 융자 상환 기간동안 해당 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권리(equitable title)와 부동산에 대한 법적명의(legal title)를 동시에 지닌다. 만약 대출인이 대출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융자기관은 주택을 담보로 하고 융자를 제공했기 때문에 경매를 통해 주택을 강제처분하고 융자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Mortgage의 단점은 바로 이 주택 강제처분 절차에 있는데 강체처분을 꼭 법정을 통해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법정을 통해야 하는 부분의 단점은 바로 시간이다. 융자기관의 입장에선 최대한 신속하게 대출금액을 상환받아야 하는데, 법정을 통한 강제처분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Trust Deed에는 Trustor, Trustee, Beneficiary라는 3개의 관련인/기관이 존재한다. Trustor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주체, 즉 돈을 빌리는 사람이고, Beneficiary는 융자기관을 뜻한다. 그렇다면 Trustee는 무엇을 하는 관련기관일까? 전 단락에서 Mortgage의 단점은 법정을 통해야만 하는 강제처분 절차라고 설명했었다. 이 부분을 보완해주는 기관이 바로 Trustee이다. Trustee는 중립기관으로 대출자가 융자금 전액을 상환하기 전까지 해당 주택에 대한 법적명의를 지닌다. 따라 trustee는 채무 불이행 시 법정을 통하지 않고 직접 주택강제처분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Mortgage가 아닌 Trust Deed가 사용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속한 주택 강제처분이 가능하고 따라 융자기관은 대출금을 신속하게 상환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Mortgage와 Trust Deed에 대해 살펴봤다. 주택을 담보로 융자를 받는다는 부분에서는 비슷했지만 Trust deed에서는 trustee라는 중립기관을 통해 법정을 통하지 않고 주택 강제처분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 달랐다. 적어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두 융자 방법의 차이점을 정확히 알고, 캘리포니아에서는 Mortgage가 아닌 Trust Deed가 사용된다는 부분을 기억한다면 좋을 것 같다.